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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quare blood music 기자리뷰?

Various Artists 아오이, 2006-07-05 오후 5:33:00

CD를 플레이어에 넣고 첫 곡 ‘Prince Vlad’를 듣는 순간 약간 혼란스럽다. 엉뚱한 CD를 듣고 있는 것 아닌가 싶지만, 분명 1976년 결성된 일본의 노장 퓨전재즈 그룹 티스퀘어다.


신보 ‘블러드 뮤직’은 지금까지 나온 티스퀘어의 어느 음반보다도 록적인 성향이 강하다. ‘퓨전’이란 말 자체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종횡한다는 뜻이라고는 하지만, 좀 더 서정적이고 차분한 음악을 기대한 팬들은 당황할 법도 하다. 강렬한 디스토션이 걸린 첫 곡의 도입부는 북유럽의 멜로딕 메틀이나 미국의 스래시 메틀을 연상케 할 정도다.


팀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안도 마사히로는 힘있는 리프와 화려한 솔로 연주로 음반 전체를 주도하고 있다. 20대 초반의 드러머 사토시 반도 역시 록음악에 가까운 비트를 만들어내고 있다. 색소폰과 전자 관악기의 일종인 EWI(Electronic Wind Instrument)를 골고루 연주하던 이토 다케시는 신보에선 EWI에 천착했다. 초반부 강렬하게 달려나가던 티스퀘어는 후반 몇 곡에 이르러 숨을 고른다. ‘Prince Vlad’ ‘Don’t play hard to get’ ‘Revenge’로 이어지는 3곡에 힘을 과도하게 썼는지, 다소 맥빠져 보이는 발라드 곡도 들어있다. 다시 마지막 몇 트랙에 이르러 티스퀘어는 옛 팬들도 비교적 적응하기 쉽게 비율이 잘맞은 록과 재즈의 혼합물을 선보이고 있다. 음반을 마지막 곡부터 들었다면 옛 팬들도 적응이 쉬웠을지 모른다.


그러나 싱글이 아닌 정규 음반은 하나의 유기적 총체다. 곡의 배치에는 뮤지션의 의도가 담겨 있다. 음반 초반부 강한 록비트의 곡을 배치한 것은 티스퀘어가 올드팬들을 모조리 떨궈낼 정도로 과격한 음악적 변신을 꾀하고 있다는 증거다. 뒤늦은 치기인지, 끝없는 도전인지는 청자가 판단할 몫이다. 티스퀘어는 내달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내한공연을 연다. 소니BMG.


〈백승찬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http://news.khan.co.kr/section/khan_art_view.html?mode=view&artid=200606221524411&code=90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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